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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묘사

조상기벌꿀 2011. 11. 15. 00:25

 

묘사에 참석하러

고향에 다녀 왔습니다.

 

아침 8시 45분에  출발하여 한시간쯤 달려

위천 삼거리에서 사촌 시숙님을 태우고

야로면 금평리에 도착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재실에 모여 계셨습니다.

일년만에 만나니 여러가지 의논할 과제들이 많아

아직 오지 않은 분들을 기다리는 여유의 시간에

회의를 하고 계셨습니다.

 

서울에 계시는 분이 유사를 하셔서

아침 일찍 제물을 준비하여 4시간을 달려 내려 오셨다고 하시며

저희보다 먼저 와 계셨습니다.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이 누구네 아랫대 인가를 일일이 물으셨습니다.

재종형님께서

월막아지메 큰며느리라며 저를 소개 시키셨습니다.

 

일년에 한번 가는 고향

대리점을 할때는 시간이 없어서

또는 멀리 있어서 못 가 뵈었더니  

5년전 귀농하고부터 가기 시작한 시댁 종가댁이라

기억력 없으신 몇몇 어르신들은

매년 가는데도 잘 모르겠다 하십니다.

 

세월이 참 무심하기만 합니다.

어머님이 살아 계신다면 어머님 곁에 딱 붙어 있는

큰며느리를 금방 알아 보실텐데

6년전 심근경색으로 78세에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님이

오늘따라 더욱 그리워집니다.

어머님 이것은 어떻게 할까요. 하고 여쭤 보면

항상 "너 알아서 해라, 잘 하잖아."  하시던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님이 돌아 가시고 난 다음해에 귀농을 하였네요.

 

작은 종가댁에는 할머니 한분이 계시는데

연세가 99세라고 하십니다

치매가 와서 아무도 알아 보시지 못하신답니다.

 

조용히 계시며, 식사만 하시며,

친척분들이  '제가 누군지 아세요?' 하고 여쭈어 보시면

모르겠다며 고개만 설레 설레 흔드십니다.

 

지금도 일을 열심히 하신다는데 단지 기억력만 없으신가 봅니다.

마음이 짜안 한게 자꾸만 모습을 보고 또 보고 하였습니다.

언젠가 돌아 가셨다는 소식이 오면 많이 애연할 것 같습니다.

연세가 많으셔도

살아 계실때 까지는 정신을 놓지 말아야 되는데......

 

부산에 계시는 재종 시숙님이 작년에 말벌주 한병을 받으시고

아직 드시지 못하고 그냥 두고 있다고 하십니다.

왜요? 아주버님

 

묘사에 오셨다가 가실때 창녕식당에서 

전립선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하셔서

말벌주를 한병 보내 드렸더니

아주버님이 박스를 여는 순간

" 아주버님 드시고 건강 하십시요." 라는 쪽지가 나와서

마음이 많이 감동 되셨다며 드시지 못하고 보고만 있다고 하십니다.

 

아주버님 드세요.

드셔야 건강 하시지요.

 

조그마한 선물에 그렇게 크게 감동을 하시다니

오히려 제 마음이 몸들바를 모를 정도 였습니다

 

아~~~ 사람의 정이라는것이~~~~~~~~~~~.

 

가슴 따뜻한 마음을 얻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내년에도 다시 고향을 찾아 가겠지요.

이맘때쯤 음력 10월 중순 어느날

묘사에 참석하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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