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다녀오는길에
기림사도 다녀 왔습니다.
달을 품은 산, 기림사.
간절한 소망들을 담아 하나 하나의 돌들이
탑을 이루었습니다.
초겨울의 산들은 또다른 모습으로 아름답습니다.
대적광전으로 향했습니다.
대적광전, 석용산스님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감탄사를 금치 못하고,
부처님의 자비로움으로 목을 축이고 .^*^
가슴 가득 마음의 양식을 담아 왔습니다.
공덕원에 교리 공부하러 다니던 때
어느날 석용산 스님이 법문을 하시고 난뒤
자작시를 읽어 주시며
이 시를 외어 오는 사람에게는
스님 자서전
" 여보게 저승갈때 뭘 가지고 가지"
를 상으로 주시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 절" 이란 산문시였습니다.
읽을때 사찰을 한바퀴 둘러 보는 마음으로
외우면 잘 될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때가 포교당에 나간지 며칠 되지 않았을때라
한번 외워 보고 싶었습니다.
스님이 나누어 주시는
숙제를 받아 들고
집에 돌아 와서
말씀하신데로
사찰을 한바퀴 돌아 보며 외우는 느낌으로
몇번 읽다 보니 정말 외워졌습니다.
다음번 공덕원에 가는날
스님이 주관하신 법문을 다 듣고 난뒤
스님이 시를 외워 온 사람 손을 들어 보라 하셨습니다.
용기를 내어 손을 들었습니다.
앞으로 나와서 한번 외워 보라 하셨습니다.
부처님께 삼배하고
석용산 스님께 재배하고
마이크 앞에 서서
마음을 가다듬고 시를 외웠습니다.
공덕원 법당 가득찬 신도들(500~600명) 앞에서
새내기 시를 외우려니
3분의 2쯤 외워 내려가는데
너무 떨려서 침을 한번 넘기고 마음을 진정 하려니
스님께서 더 못 외우면 보고 하라 그러십니다.
아니요
너무 떨려서요. 하고는
다시 남은 시를 마저 외웠습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에
얼굴이 발갛게 상기 되었습니다.
그 많은 신도들 앞에 선 새내기
정말 감개무량 하였지요.
스님께서 자서전
" 여보게 저승갈때 뭘 가지고 가지 "
를 7권 상으로 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에
받아 들고 공손히 인사를 하였지요.
상으로 받았던 책은
시어머님 한권
친정어머님 한권
드리고 싶은 분들께 나눔도 하였습니다.
대웅전이 있는 사찰은 많은데
대적광전이 있는 기림사에 오니
석용산스님이 쓰신 '절'이란 시가
생각나고
스님이 더 뵙고 싶어졌습니다.
경기도에 살고 있을때
스님이 입적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던 때가 있었지요.
세월이 많이 지나도
마음속에 자리한
나의 보물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석용산 스님의 자작시 '절'을 옮겨 봅니다.
절(寺刹)
여인의 한(恨)
장부의 원(願)
고개숙인 향불사이
함께 녹는곳.
아도스님
숨어서 부처말씀 전하던 [털보집]
절보집 되고
나중엔 절집이라
불렀다는...
인도에선
"상 가람마"
줄여서 가람되고
중국에선 寺 와 院 으로
불리우던...
작은곳은 암자
큰곳은 총림
티없는 하늘
한 가슴 품은 만다라!
일주문
불이문
천왕문 열려 있고
해탈교
반야교
징검다리 그 마저 따뜻한
집 없는 서러움 풀리던 곳
사물이 동거하는 종각도 있고
부처가 돌로 앉은
석가탑 다보탑
나무탑 벽돌탑 숨쉬고
석등 조는곳
새어나는 향내음
三 生 꿈이 영글고
노승 염불소리
三 界 가 열리는 ...
사바의 대웅전
석가모니 가부좌한
대웅보전 솟는곳
코끼리 타신 보현보살
사자타신 문수보살
오색광명 놓으며
석가부처 위덕
찬탄하는곳!
대웅전 대신
화신 석가님
보신 노사나
법신 비로자나불
三身 함께 모신
영원한 진리에 궁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서 있기도 한곳
사바 언덕 넘어
피안 열리는 극락보전(極樂寶殿)
아미타불 사십팔원
아직도 타고 있는...
자비의 화신 관음보살
따로 모신 관음전
메아뜨리아(메시아)
구제주
오시길
기다리고 기다리는 미륵전(彌勒殿)
석가부처 가시고
미륵부처 오실날까지
이 세상 지키시며
육도 보살피는 지장보살 지장전(地藏殿)
시왕전 명부전 이라 불리는 전각
오행의 위치따라
자리한 꿈의 궁전들!
나반존자 신통어린 독성각(獨聖閣)
수염 허연 노인 미소하는 산신각(山神閣)
칠원성군 북두대제 모셔진 칠성각(七星閣)
위에 세분 함께 모신 삼성각(三聖閣)
도교 유교 무속까지
자리내준
울타리 문도 없는 대 만다라!
푸른솔 하늘 휘젓고
딱따구리 천계를 쪼우는데
소슬바람
풍경소리에 노니는 곳
아 ! 별마저 익는곳
사바의 보석궁전
절이여! 절이여!
고맙습니다. 석용산 스님
아름다운 추억
영원히 간직 하고 있겠습니다.